2015년 9월 1일 화요일

<맹자> 등문공(滕文公) 장구 하 요약

등문공 장구 하편은 전체 10장으로 되어 있으며, 주로 ‘선비가 벼슬하는 도리’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대 유세가였던 맹자의 침튀기는 열변을 맛볼 수 있습니다.
  
1-1. 정당한 부름이 아니면 가지 않는다.
陳代曰 不見諸侯 宜若小然 今一見之 大則以王 小則以覇 且志 曰 枉尺而直尋 宜若可爲也.
孟子曰 昔 齊景公田 招虞人以旌 不至 將殺之 志士 不忘在溝壑 勇士 不忘喪其元 孔子 奚取焉 取非其招不往也 如不待其招而往 何哉且夫枉尺而直尋者 以利言也 如以利 則枉尋直尺而利 亦可爲與.
진대가 말하였다. “제후왕을 만나보지 않으심은 (지조를 지킴에사소한 일 같습니다이제 한 번 만나보시면 크게는 왕도를 펴게 함이요작게는 패도를 이루게 할 것입니다또 옛 기록에 말하기를 한 자를 굽혀 여덟 자(1=8)을 편다’ 하였으니마땅히 해볼만하다고 생각됩니다.”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옛날에 제경공이 사냥할 때에 려인(虞人. 사냥터 하급 관리)을 정(旌. 사냥할 때 대부를 부르는 깃발)으로 부르자 오지 않았다경공이 화가 나 그를 처형하려 한 적이 있었다. (공자께서 이 이야기를 전해 듣고 말씀하시기를 ) ‘지사는 시신이 구덩이와 골짜기에 던져짐을 잊지 않고(두려워 하지 않고)용사는 그 머리가 달아나는 것을 잊지(두려워 하지) 않는다’ 하셨으니공자께서는 무엇을 취하셨겠는가정당한 부름이 아니면 가지 않음을 취하신 것이다. (그런데만일 (선비가) 정당한 부름이 아닌데도 간다면 어떠하겠는가또 한 자를 굽혀서 여덟 자를 편다는 것은 이익으로 말한 것이다만일 이로움으로써 한다면여덟 자를 굽혀서 한 자를 펴서 이롭기로 한다면 또한 그리 하겠는가
  
1-2. 자기를 굽히는 자는 남을 바로잡지 못한다.
昔者 趙簡子使王良 與嬖奚乘 終日而不獲一禽 嬖奚反命曰天下之賤工也 或以告王良 良曰 請復之 彊而後可 一朝而獲十禽 嬖奚反命曰 天下之良工也簡子曰 我使掌與女乘 謂王良 良不可曰 吾爲之範我馳驅 終日不獲一 爲之詭遇 一朝而獲十 詩云 不失其馳 舍矢如破 我 不貫與小人乘 請辭.
御者 且羞與射者比 比而得禽獸 雖若丘陵 弗爲也 如枉道而從彼 何也 且子過矣 枉己者 未有能直人者也.
옛날에 조간자(조나라의 실권자) 가 (뛰어난 말몰이꾼인왕량으로 하여금총신 해를 수레에 태우고 사냥하도록 하였다그런데 해는 종일토록 한 마리의 짐승도 잡지 못하고 돌아와 복명하기를 천하에 형편없는 말몰이꾼이었습니다라고 왕량을 비난했다혹자가 이를 왕량에게 전하자, 왕량이 조간자에게 다시 한번 수레를 몰 것을 청하여 나중에 간신히 승낙을 받았다. (이번에는 해를 태우고하루 아침에 열 마리를 사냥하게 하자해가 돌아와 고하기를, ‘왕량은 천하에 뛰어난 말몰이꾼입니다’ 라고 칭찬했다조간자가 내가 왕량으로하여금 너의 수레를 계속 몰게 해주겠다고 하고 왕량에게 이를 명하자왕량이 거부하며 말하였다. “내가 (해를 태우고) 말과 수레 다루기를 규범대로 하였더니그는 하루종일 한 마리도 잡지 못했습니다그런데 다음에 내가 수레를 부정한 방법으로 몰았더니 그는 하루 아침에 열 마리를 잡았습니다. <시경>에 말몰이꾼이 말모는 법을 잃지 않으면사수는 명중하기를 격파하듯이 한다고 하였습니다나는 저런 소인과 함께 타고서는 (화살을관통케 할 수 없으니청컨대 사양하겠습니다.”고 하였다.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말모는 어자조차도 활을 쏘는 사수에게 아부하기를 부끄러워 해서아부해서 잡은 짐승이 비록 산더미 같이 될 수 있다 하더라도 하지 않거늘만일 우리가(맹자 일행도를 굽혀 저들(제후)에게 굽힌다면 어찌 되겠는가그대의 생각이 지나쳤다자기 몸을 굽힌 자가 능히 남을 곧게 펴는 경우는 없는 것이다
  
2. 참다운 대장부
景春曰 公孫衍 張儀 豈不誠大丈夫哉 一怒而諸侯懼 安居而天下熄.
孟子曰 是焉得爲大丈夫乎 子未學禮乎 丈夫之冠也 父命之 女子之嫁也 母命之 往 送之門 戒之曰 往之女家 必敬必戒 無違夫子 以順爲正者 妾婦之道也.
居天下之廣居 立天下之正位 行天下之大道 得志 與民由之 不得志 獨行其道 富貴不能淫 貧賤不能移 威武不能屈 此之謂大丈夫.
경춘이 말하였다. “공손연과 장의(전국시대에 합종연횡책을 주장한 종횡가의 대표적 인물들임)는 어찌 진실로 대장부가 아니겠습니까한번 노함에 제후들이 두려워하고그들이 가만히 있으면 천하가 잠잠합니다.”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이(공손연과 장의) 어찌 대장부라 하리오그대는 예를 배우지 않았는가남자가 관례(성인식)할 때는 부모가 명(가르침)하고여자가 시집갈 때는 어머니 명한다갈 때에 문에서 전송하면서 경계하기를 가르치기를, ‘네가 시집가서 반드시 공경하고 경계하여 남편을 어기지 말아야 한다.’고 가르친다순종함을 정도로 삼는 것이야  첩부의 도리일 뿐이다.(공손연과 장의의 도는 장부가 아니라 첩부의 수준이라는 비판이다.)
(대장부는 누구인가?) 천하의 넓은 집(仁)에 거처하며천하의 바른 자리()에 서며천하의 대도()를 행하며뜻을 얻으면 백성과 함께 그 도를 행하고뜻을 얻지 못하면 홀로 그 도를 행하니부귀도 그 마음을 더럽히지 못하며빈천도 그 지조를 바꿔놓지 못하며권세도 그를 굴복시키지 못하나니, 이런 이를 일컬어 대장부라 한다.”

3. 군자는 벼슬하되정도(正道)로 한다.
曰 士之失位也 猶諸侯之失國家也 禮曰 諸侯耕助 以供粢盛 夫人蠶繅 以爲衣服 犧牲不成 粢盛不潔 衣服不備 不敢以祭 惟士無田 則亦不祭 牲殺器皿衣服 不備 不敢以祭 則不敢以宴 亦不足弔乎.
出疆 必載質 何也.
曰 士之仕也 猶農夫之耕也 農夫豈爲出疆 舍其耒耜哉 曰 晉國 亦仕國也 未嘗聞仕如此其急 仕如此其急也 君子之難仕 何也曰 丈夫生而願爲之有室 女子生而願爲之有家 父母之心 人皆有志 不待父母之命 媒妁之言 鑽穴隙相窺 踰牆相從 則父母國人皆賤之 古之人 未嘗不欲仕也 又惡不由其道 不由其道而往者 與鑽穴隙之類也.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선비()가 그 자리를 잃는 것은 마치 제후가 그 나라를 잃는 것과 같다예에 이르기를, ‘제후왕이 밭을 갈면 백성들이 도와서 기장을 바치고부인은 누에를 치고 실을 켜서 옷을 짓는다희생이 이뤄지지 못하고 기장이 정결하지 못하고 옷이 갖추어지지 못하면 감히 제사를 지내지 못한다선비가 (제사지낼밭이 없으면 또한 제사를 지내지 못한다’ 하였다제물과 제사그릇과 제복이 갖추어지지 않아 감히 제사 지낼 수 없으면감히 제사 후 잔치도 열지 못하나니또한 (그런 선비는) 위로를 받아도 부족하지 않겠는가?”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선비가 벼슬하는 것은 마치 농부가 밭을 가는 것과 같다농부가 어찌 농토를 떠나면서 쟁기와 보습을 버려두고 가겠는가?” 주소가 말하였다. “진나라가는 벼슬하기에 좋은 나라이나벼슬을 받기를 이와같이 급히 하였다(벼슬을 받고 싶어 안달한다)는 말은 일찍이 듣지 못했습니다벼슬하기를 이처럼 급히 한다면군자가 벼슬하기를 어렵게 여기라는 것은 어째서입니까?” 맹자가 말씀하셨다. “사내가 태어나면 장가가서 아내를 얻기를 바라며여자가 태어나면 시집 잘 가기를 원하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니사람이라면 모두 이와 같은 생각을 가진다부모의 영과 중매장이의 말을 기다리지 않고, (자기들끼리구멍을 뚫어 틈새로 서로 엿보고 담장을 넘어 서로 쫓아다닌다면이는 부모와 나랏사람이 모두 천하게 여기는 바이다옛사람들이 일찍이 벼슬을 하고자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또한 그 벼슬하는 정도(正道)를 따르지 않는 것을 미워하였으니그 벼슬하는 정도를 따르지 아니하고  (벼슬을 쫓아찾아다니는 것은 구멍을 뚫고 틈새로 통하는 부류들이 하는 짓과 같은 것이다.” 
  
4. 공이 있는 자는 먹을 권리가 있다.
彭更問曰 後車數十乘 從者數百人 以傳食於諸侯 不以泰乎孟子曰 非其道 則一簞食 不可受於人 如其道 則舜受堯之天下 不以爲泰 子以爲泰乎.
曰 否 士無事而食 不可也.
曰 子不通功易事 以羨補不足 則農有餘粟 女有餘布 子如通之 則梓匠輪輿皆得食於子 於此有人焉 入則孝 出則悌 守先王之道 以待後之學者 而不得食於子 子何尊梓匠輪輿而輕爲仁義者哉.
曰 梓匠輪輿 其志將以求食也 君子之爲道也 其志亦將以求食與 曰 子何以其志爲哉 其有工於子 可食而食之矣 且子 食志乎 食功乎 曰食志.
曰 有人於此 毁瓦畫墁 其志將以求食也 則子食之乎 曰 否 曰 然則子非食志也 食功也.
팽갱이 물었다. “(선생님은) 뒤따르는 수레가 수십 대에 종자도 수백명이나 되이면서도 제후들을 전전하며 의식(衣食)을 구하는 것은 너무 지나치지 않습니까?”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그것이 정도(正道)가 아니라면 한 소쿠리의 밥도 남에게 받아먹어서는 안되지만만일 정도라면 순임금이 요임금에게 천하를 넘겨받고도 지나치다 여기지 않으시니그대는 이것을 지나치다고 여기는가?”
아닙니다. (제 말씀은선비가 하는 일 없이 공짜밥을 먹는 것이 불가하다 하였습니다.”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대가 (만일 나라를 다스리는 자라면통공역사(通功易事물건()을 유통()여 서로 쓰임()을 바꾼다()는 뜻물물교환분업노임제공 등의 의미)토록하여 (백성들이) 그 남는 것으로 부족한 것을 보충하게 하지 않는다면농부는 쌀아 남아돌아도 옷을 구하지 못하고여인네는 옷감이 남아돌아도 쌀을 구하지 못할 것이다그러나 그대가 통공역사를 잘하도록 하면목수와 수레공이 모두 필요한 것을 교환하여 의식을 해결하며 살 수 있을 것이다여기에 한 사람이 있어들어와서는 부모에게 효도하고나가서는 어른을 공경하며선왕의 도를 지키고후세의 학자를 기다리고(후세에 전수할 학문을 닦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그런데 그대가 이 사람을 먹이지 않는다면(가시적인 공이 없다하여 의식을 해결해 주지 못한다면)그대는 어째서 목수와 수레공은 높이 여기고인의를 하는 자를 가볍게 여긴다는 말인가?
(팽갱이 말하였다) “목수와 수레공은 그 일하는 목적이 장차 밥 먹고 살자고 하는 것인 바그렇다면 군자가 도를 행하는 것도 또한 밥을 구하고자 하는 일이란 말입니까?”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대가 (위정자로서어찌 그 뜻을 따지는가누구라도 그대에게 공(자기를 이롭게 해준 일성과)이 있으면먹여줄만하니까 먹여주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한가지 물어보겠다.) 그대는 그 (하고자 하는뜻을 취하여 먹이는가? (그사람이 당신에게 이룬공을 취하여 먹이는가?” “저는 뜻을 취하여 먹이는 사람입니다.”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면 여기 한 사람이 있다고 하자기왓장을 부수고 담장을 훼손하여 놓고는(결과가 엉망이라는 말) 그렇게 한 뜻(목적)이 장차 밥(보상)을 구하고자 한 일이라고 한다면그대는 그에게 밥을 먹이겠는가?“ (팽경이 대답했다.) “아닙니다그럴 수는 없지요.”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면 그대는 뜻을 보고 먹여준 것이 아니라공을 보고 먹여 준 것이다.”
  
7. 예가 아니면 만나지 않는다.
公孫丑問曰 不見諸侯何義 孟子曰 古者 不爲臣 不見.
段干木 踰垣而辟之 泄柳 閉門而不內 是皆已甚 迫 斯可以見矣.
陽貨欲見孔子而惡無禮 大夫有賜於士 不得受於其家 則往拜其門 陽貨矙孔子之亡也 而饋孔子蒸豚 孔子亦矙其亡也 而往拜之 當是時 陽貨先 豈得不見
曾子曰 脅肩諂笑 病于夏畦 子路曰 未同而言 觀其色 赧赧然 非由之所知也 由是觀之 則君子之所養 可知已矣.
공손추가 물었다. “제후왕을 만나지 않는 것은 무슨 의입니까?”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옛날에는 신하가 되지 않으면 만나지 않았다.(사사로이 만나는 것은 사사로운 일을 도모할 뿐이니 정도가 아니라는 말이다.)
(그러나) 단간목(진나라의 현인)은 담을 넘어 피하고, 설류(노나라의 현인)는 문을 닫고 나오지 않았으니이 모두는 너무 심하다. (상대방이 만나보기를절박하게 원하면 만나볼 수 있는 것이다.
양화는 공자가 찾아와주기를(벼슬을 청하기를바랬으나무례를 범한다는 소리를 듣는 것도 싫었다(당시에) 대부가 선비()에게 예물을 하사할 때, 선비가 마침 집에 없어 직접 받지 못했을 경우에는 대부의 집을 찾아가 그 문 앞에 절하는 예가 있었다양화가 (이 예를 기화로 하여공자가 집에 없을 때를 엿보아 가서 공자에게 삶은 돼지를 선물로 놓고 갔다. (그러자 역시 양화를 만나고 싶지 않은공자께서도 또한 양화가 집에 없는 틈을 엿보아 찾아가 절을 하셨다이때에 양화가 먼저 와서 만남의 예를 갖추었다면공자가 어찌 양화를 만나보지 않으셨겠는가.
증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어깨를 수그리고 아첨하는 미소를 짓는 것이 (내게는한여름에 밭에서 일하는 것보다 힘들다’ 하셨다자로께서도 말하시기를, ‘뜻이 다른데 억지로 (같은 양말하는 자는 그 얼굴색을 보면 무안하여 붉어지기 일쑤다그러나 내가 알바는 아니다.(나는 그런 짓을 하지 않는다)’고 하였으니이로 말미암아 살펴보면군자가 기르는 바가 무엇인지 알 수 있는 것이다.”

8. 옳은 일은 미루지 않는다.
戴盈之曰 什一 去關市之征 今玆未能 請輕之 以待來年然後已 何如.
孟子曰 今有人 日攘其鄰之鷄者 或告之曰 是非君子之道 曰 請損之 月攘一鷄 以待來年然後已.
如知其非義 斯速已矣 何待來年.
대영지가 말하였다. “10분의 1의 세제와 관문시장의 징세를 철폐하는 것은 금년에는 아무래도 어려울 듯 합니다청컨대 세금을 경감하여 거두고 철폐하는 일을 내년을 기다려 한다면 어떻습니까?”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지금 사람이 있어 날마다 이웃집의 닭을 훔치거늘혹자가 그에게 이는 군자의 도리가 아니다’ 하니 대답하기를 그럼 수를 줄여서 한 달에  한 마리만 훔쳐먹다가 내년에 가서 그만두겠다고 하는 것이로다.
만일 의가 아님을 알고 있다면 속히 그만두어야 할 것이지어찌 내년을 기다리겠는가
  
9-1. 공자가 <춘추>를 지은 이유
公都子曰 外人 皆稱夫子好辯 敢問何也 孟子曰 予豈好辯哉 予不得已也 天下之生 久矣 一治一亂. (
堯舜 旣沒 聖人之道衰 暴君代作 壞宮室以爲汚池 民無所安息 棄田以爲園囿 使民不得衣食 邪說暴行 又作 園囿汚池沛澤多而禽獸至 及紂之身 天下又大亂.()
世衰道微 邪說暴行 有作 臣弑其君者有之 子弑其父者有之.
孔子懼 作春秋 春秋 天子之事也 是故 孔子曰 知我者 其惟春秋乎 罪我者 其有春秋乎.
공도자가 물었다. “외인들이 모두 선생님더러 변론을 좋아한다고 칭하니감히 묻겠습니다만그렇습니까?”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어찌 변론하기를 좋아하겠는가내 부득이해서일 뿐이다천하에 인간(역사)이 오래되었는데, (모두가한 번 다스려지고 한번 어지러워졌다.”
(요임금 때 개간하고우왕이 치수한 사례(등문공 상편에 보임)를 열거하고 나서요순이 이미 돌아가시니 성인의 도가 쇠하여 폭군이 대대로 나와서 궁실을 무너뜨려 못쓰는 연못을 만드니 백성들이 편안히 쉴 곳이 없었고밭을 버려 동산(임금의 놀이터와 사냥터)을 만드니 백성들로 하여금 의식을 얻을 수 없게 하였으며부정한 학설과 포악한 행위가 또한 일어나 동산과 연못과 습지가 많아짐에 짐승들이 모여들었으니이에 주왕때에 이르러 천하가 또한 크게 어지러워졌다. ()
세상이 쇠하고 도가 미약해져서 부정한 학설과 포악한 행동이 일어나 신하가 그 임금을 죽는 자가 있으며자식으로서 아버지를 죽이는 자가 있었다.
공자께서 이를 두려워하여 <춘추>를 지으시니춘추는 천자의 일을 말한 것이다이러므로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나를 알아주는 것도 오직 <춘추>이며나를 죄주는 것도 오직 <춘추>이다’ 하셨다.
  
9-2. 사람의 도리와 금수의 도리
聖王不作 諸侯放恣 處士橫議 楊朱墨翟之言 盈天下 天下之言 不歸楊則歸墨 楊氏 爲我 是無君也 墨氏 兼愛 是無父也 無父無君 是禽獸也公明儀曰 庖有肥肉 廐有肥馬 民有飢色 野有餓莩 此 率獸而食人也 楊墨之道不息 孔子之道不著 是 邪說誣民 充塞仁義也 仁義充塞 則率獸食人 人將相食.
성왕이 나오지 아니하여 제후가 방자하며 초야의 선비들이 멋대로 의론하여 양주와 묵적의 말이 천하에 가득하여천하의 말이 양주로 돌아가거나 아니면 묵적으로 돌아갔다양씨는 자기만을 위하니 이는 군주가 없는 것이요묵씨는 똑같이 사랑하니이는 어버이가 없는 것이다아비가 없고 임금이 없으면 이는 금수이다공명의가 말하기를, ‘푸줏간에 살찐 고기가 있고마굿간에 살찐 말이 있음에도 백성들에게 굶주린 기색이 있고 들판에 굶어죽은 시체가 있다면 이는 짐승을 몰아 사람을 잡아먹게 하는 짓이다하였다양주와 묵적의 도가 사라지지 않으면 공자의 도가 드러나지 못할 것이니이는 사악한 설로 백성을 속여 인의가 펼쳐지는 것을 꽉 틀어막은 것이다인의가 틀어막혀지면 짐승을 내몰아 사람을 잡아먹게 하다가 마침내는 사람끼리 서로 잡아먹게 할 것이다.
  
9-3. 내가 어찌 변설을 좋아하랴
吾爲此懼 閑先聖之道 距楊墨 放淫辭 邪說者不得作 作於其心 害於其事 作於其事 害於其政 聖人復起 不易吾言矣.
昔者 禹抑洪水而天下平 周公兼夷狄驅猛獸而百姓寧 孔子成春秋而亂臣賊子懼.
詩云 戎狄是膺 荊舒是懲 則莫我敢承 無父無君 是周公所膺也.
我亦欲正人心 息邪說 距詖行 放淫辭 以承三聖者 豈好辯哉 予不得已也.
能言距楊墨者 聖人之徒也.
내가 이를 두려워하여 선성의 도를 보호하고자 양묵을 막으며 부정한 말을 추방하며 사악할 학설이 나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사악한 설은 그 마음에서 나와 그 일을 해치며그 일에서 나와 그 정치에 해를 끼치니성인이 다시 나타나도 내 말을 바꾸시지 않을 것이다.
옛적에 우왕이 홍수를 다스리자 천하가 평해졌고주공이 이적을 겸병하고 맹수를 몰아내자 백성들이 편안하였고공자께서 <춘추>를 다 지으시자 난신적자들이 두려워 하였다.
()
내 또한 인심을 바로잡아 사설을 종식시키며 잘못된 행실을 막으며 부정한 말을 추방하여 삼대의 성인(요순우문무주공공자)을 계승하려고 하는 것이지어찌 변론을 좋아해서이겠는가내가 부득이해서이다.
능히 양묵을 막는 것을 말하는 자는 성인을 따르는 자이다.”

2015년 8월 25일 화요일

<맹자> 등문공(滕文公) 장구 상 요약

1. 도()는 하나이다
滕文公 爲世子 將之楚 過宋而見孟子
孟子道性善 言必稱堯舜
世子自楚反 復見孟子 孟子曰 世子 疑吾言乎 夫道一而已矣.
등문공이 세자일 때 초나라로 가는 도중에 송나라를 지나다 맹자를 만나 뵈었다.
맹자께서 성(性)의 선(善)함을 말씀하시되말씀마다 요순을 거론하셨다.
세자가 초나라에서 돌아와 다시 맹자를 뵙자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세자께서는 제 말을 의심하십니까무릇 도는 하나일 뿐입니다.”
  
2-1. 친상(親喪)의 도리는 천자부터 서민까지 똑같다 
然友之鄒 問於孟子 孟子曰 不亦善乎 親喪 固所自盡也 曾子曰 生事之以禮 死葬之以禮 祭之以禮 可謂孝矣諸侯之禮 吾未之學也 雖然 吾嘗聞之矣 三年之喪 齊疏之服 飦粥之食 自天子達於庶人 三代共之.
(등문공이 (세자일 때) 아버지 정공의 장례를 앞두고 연우라는 신하를 추땅에 보내 맹자에게 예법을 묻자맹자께서 말씀하셨다.“좋지 아니한가친상은 진실로 자신을 다 바쳐야 하는 것이니증자께서 말씀하시길, ‘살아서 섬기기를 예로써 하고죽어서 장례하기를 예로써 하며제사 지내기를 예로써 하면 효라 이를 수 있다’ 하셨으니내가 제후의 예는 아직 배우지 않았으나일찍이 듣기로는 (상주가) 3년상에 자소(아래를 꿰맨 삼베 옷)의 상복을 입고, (부모가 죽은 뒤 3일이 지나서야 비로소미음과 죽을 먹는 것은 위로는 천자로부터 아래로는 서민에 이르기까지 (하은주) 3대가 공통이었다.” 
  
2-2. 풀이 바람에 눕는 까닭(草尙之風)
謂然友曰 吾他日 未嘗學問 好馳馬試劍 今也 父兄百官 不我足也 恐其不能盡於大事 子爲我問孟子 然友復之鄒 問孟子 孟子曰 然 不可以他求者也 孔子曰 君薨 聽於冢宰 歠粥 面深墨 卽位而哭 百官有司 莫敢不哀 先之也 上有好者 下必有甚焉者矣 君子之德 風也 小人之德 草也 草尙之風 必偃 是在世子.
세자가 연우에게 말하기를, “내가 지난 날에 일찍이 학문을 하지 않고말타고 칼쓰기를 좋아하였다오늘에 이르러 부형과 백관들이 내가 대사의 예(아버지 등정공의 장례)를 다하지 못할까 걱정하니 그대가 다시 맹자에게 가서 물어보고 와라하였다연우가 다시 추땅에 와서 맹자에게 묻자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이해한다다른 것을 가지고 말하지 않겠다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임금이 죽으면 (세자는 모든 정사를 총재(재상)에게 (정사를위임하여 백관들이 총재의 명령을 듣게 한다세자가 죽을 먹고 얼굴은 흑빛이 되어 자리에 나가 곡을 하면 백관과 유사(하급 관리)들이 감히 슬퍼하지 않음이 없을 것이니이는 윗사람이 솔선수범하였기 때문이다위에서 (무엇을좋아함이 있으면아래에서는 반드시 그보다 더 심함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군자의 덕을 바람에 비유하고소인의 덕을 풀에 비유하는 것이다풀 위로 바람이 불면 반드시 그리로 쏠린다’ 하셨으니이것은 세자에게 달려 있는 것이다.
  
3-1. 위부불인(爲富不仁) 위인불부(爲仁不富).
滕文公 問爲國 孟子曰 民事 不可緩也 詩云 晝爾于茅 宵爾索綯 亟其乘屋 其始播百穀.
民之爲道也 有恒産者 有恒心 無恒産者 無恒心 苟無恒心 放辟邪侈 無不爲已 及陷於罪然後 從而刑之 是 罔民也 焉有仁人在位 罔民 而可爲也.
是故 賢君 必恭儉 禮下 取於民 有制.
陽虎曰 爲富 不仁矣 爲仁 不富矣.
등문공이 나라 다스림을 묻자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백성의 일은 느슨히 할 수 없으니시경에 이르기를, ‘낮이면 가서 띠를 베어오고 밤이면 새끼 꼬아서빨리 그 지붕에 올라가 지붕을 이어야 다음해에 비로소 백곡을 파종할 수 있다’ 하였습니다.
백성들이 살아가는 방법은 떳떳한 재산이 있는 자는 떳떳한 마음을 갖고떳떳한 재산이 없는 자는 떳떳한 마음이 없는 것이니진실로 항심이 없으면 (살기 위해 남에 대하여간사하고 치사해지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이렇게 하여 죄에 빠지게 한 뒤에 그들을 처벌한다면이는 백성을 그물질 하는 것입니다인인(仁人)이 그 지위에 있으면서 백성을 그물질 하는 법이 어디에 있단 말입니까.
이러므로 어진 임금은 반드시 공손하고 검소하며, 아랫사람을 예로 대하고백성으로부터 취함에 절제가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양호가 말하기를 부자가 되려 하면 인하지 못하고인하고자 하면 부자가 못된다하였습니다.
  
3-2. 떳떳한 재산(恒産)과 공평한 세금
夏后氏 五十而貢 殷人 七十而助 周人 百畝而徹 其實 皆什一也 徹者 徹也 助者 藉也.
龍子曰 治地 莫善於助 莫不善於貢 貢者 校數歲之中 以爲常 樂歲 粒米狼戾 多取之而不爲虐 則寡取之 凶年 糞其田而不足 則必取盈焉 爲民父母 使民盻盻然將終歲勤動 不得以養其父母 又稱貸而益之 使老稚 轉乎溝壑 惡在其爲民父母也夫世祿 滕固行之矣.
詩云 雨我公田 遂及我私 惟助 爲有公田 由此觀之 雖周 亦助也.
하후씨는 오십무(46=1(한걸음), 100=1)에 공(貢)법을 썼고은나라는 칠십무에 조(助)법을 썼고주나라는 백무에 철(徹)법을 썼습니다그 실제는 모두 십분의 일이니철은 통한다는 뜻이요조는 돕는다는 뜻입니다. (**공, 조, 철은 모두 세금제도를 말함)
용자가 말하기를 토지를 다스림은 조법보다 좋은 것이 없고공법보다 나쁜 것이 없습니다공법은 몇 년간의 중간치를 평균소출로 계산하니풍년에는 소출이 많아 세곡을 많이 거둬도 포악함이 되지 않음에도 적게 거두고흉년이 들 때는 밭에 거름으로 써도 부족한 판에 반드시 평균 세곡을 다 채워 거두니, (임금이백성의 부모가 되어서 백성으로 하여금 한스러운 눈빛으로 일년내내 노동하여도 그 부모를 봉양할 수 없게 만들고또 빚을 내어 보태어 세곡을 내게 만들어 그 늙은이와 어린이로 하여금 굶어 죽어서 구덩이와 골짜기에 뒹굴게 한다면백성의 부모된 도리가 어디에 있겠습니까?하였습니다.
세록(벼슬아치에게 주는 녹봉)에 관한 것은 등나라가 시행해온 바입니다.
시경에 이르기를 우리 공전에 (먼저비를 내려 내 논에 흘러들게 한다’ 하였으니오직 조법(정전법에 의한 조세제도)에 공전이 있는 것이니이로 말미암아 관찰해보건대주나라도 또한 조법을 쓴 것입니다
  
3-3. 학교(學校)의 기원
設爲庠序學校 以敎之 庠者 養也 校者 敎也 序者 射也 夏曰校 殷曰序 周曰庠 學則三代共之 皆所以明人倫也 人倫 明於上 小民 親於下.
有王者起 必來取法 是爲王者師也.
詩云 周雖舊邦 其命維新 文王之謂也 子力行之 亦以新子之國.
상(庠), 서(序), 학(學), 교(校)를 설치하여 백성을 가르쳤으니상은 봉양한다는 뜻이요교는 가르친다는 뜻이요서는 활쏘기를 익힌다는 뜻입니다하나라 때는 교라 하였고은나라 때는 서라 하였고주나라 때는 상이라 하였으며학은 삼대가 공통이었으니모두가 인륜을 밝히고자 하는 것이었습니다인륜(오륜을 말한다)이란 윗사람이 밝으면(먼저 오륜을 행하면), 소민들이 아래에서 (윗사람과친해집니다.
왕이 되고자 하는 자는 반드시 와서 이 법을 취할 것이니이는 왕자의 스승이 되는 바입니다.
시경에 이르기를, ‘주나라가 비록 오래된 나라이나그 명은 새롭다(周雖舊邦 其命維新)하였으니 이는 문왕(의 업적)을 이른 것입니다자께서 힘써 행하신다면 또한 임금의 나라가 새로워질 것입니다.” 
  
3-4. 인정(仁政)의 기본
使畢戰 問井地 孟子曰 子之君 將行仁政 選擇而使子 子必勉之 夫仁政 必自經界始 經界不正 井地不均 穀祿不平 是故 暴君汚吏 必慢其經界 經界旣正 分田制祿 可坐而定也.
등문공이 필전으로 하여금 정전법에 대해 묻게 하니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대의 임금이 장차 인정을 행하시고자 그대를 뽑아 보내셨으니그대는 반드시 힘쓸지어다무릇 인정이란 반드시 (토지의경계를 다스림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토지의 경계를 바르게 다스리지 못하면정전이 균등하지 못하고세곡과 녹봉이 공평하지 못하게 된다이러므로 폭군과 오리들은 반드시 경계를 다스리는 일을 태만이 하나니경계를 다스리는 것이 이미 바루어지면토지를 나누어주고 곡록을 제정해주는 일은 가만히 앉아서도 정해질 수 있는 것이다.” 
  
4-1. 노력자(勞力者)와 노심자(勞心者
然則治天下 獨可耕且爲與 有大人之事 有小人之事 且一人之身而百工之所爲備 如必自爲而後用之 是 率天下而路也 故 曰 或勞心 或勞力 勞心者 治人 勞力者 治於人 治於人者 食人 治人者 食於人 天下之通義也.
(진상이란 사람이 오직 농업만을 숭상하고 다른 백공(百工)의 직업을 천시하는 허행 학파를 칭찬하는 것을 맹자가 비판하자진상은 백공의 일은 (가장 중요한농사일을 하면서 동시에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반박하자 맹자가 말한다.)
그렇다면 천하를 다스리는 것은 어찌 홀로 밭갈며 또 할 수 있는 일이란 말인가세상에는 대인(정치가)의 일이 있고소인(백성)이 하는 일이 있다또 한 사람의 몸에는 백공의 일이 다 구비되어 있어야 하는데(사람이 살아가는데는 의식주 모두가 필요하다는 말만일 자기에게 필요한 것을 반드시 자기가 만들어 써야 한다면이는 천하 사람을 모두 이끌고(필요한 물건을 만들어 제공하는 사람들을 다 데리고길을 다니게 하는 것이다그러므로 옛말에 이르기를, ‘혹은 마음을 수고롭게 하고혹은 힘을 수고롭게 하나니마음을 수고롭게 하는 자(지식 노동 등)는 남을 다스리고힘을 수고롭게 하는 자(육체 노동 등)는 남에게 다스려진다’ 하였으니남에게 다스려지는 자는 남을 먹여주고남을 다스리는 자는 남에게 얻어 먹는 것이니이는 천하의 공통된 의리이다
  
4-2. 성현은 밭을 갈지 않은 이유
當堯之時 天下猶未平 洪水橫流 氾濫於天下 草木暢茂 禽獸繁殖 五穀不登 禽獸偪人 獸蹄鳥跡之道 交於中國 堯獨憂之 擧舜而敷治焉 舜 使益掌火 益 烈山澤以焚之 禽獸逃匿 禹疏九河 瀹濟漯而注諸海 決汝漢 排淮泗而注之江 然後 中國 可得而食也 當是時也 禹八年於外 三過其門而不入 雖欲耕 得乎.
요의 시대에 천하는 아직 평정되지 않았다홍수가 멋대로 일어나 천하가 범람하니 밀림이 우거지고 짐승들이 번식하였다오곡이 자라지 못하고 짐승들이 사람들을 못살게 하니중국은 온통 짐승과 새발자국이 교차하는 땅이었다이때 요 임금이 홀로 이를 걱정하여 순 임금을 발탁해 천하를 다스리도록 하였다순은 익이라는 신하를 뽑아 불을 맡기셨더니 익은 산택을 불질러 짐승들을 내몰아 숨게 하였다이어 우를 기용하여 아홉 개의 강을 서로 통하게 하고 제수와 탑수를 뚫어 바다로 흘러들게 하였으며여수와 한수를 트고회수와 사수를 배수하여 장강으로 흘러들게 하였다이러한 후에 중국이 비로소 곡식을 먹을 수 있는 땅이 되었다우가 치수하기를 8년 동안에 세 번이나 자기 집 문앞을 지나면서도 들어가지 않았으니그가 비록 밭을 갈고자 해도 밭 갈 새가 어디에 있겠느냐.
  
4-3. 오륜(五倫)의 시작
后稷 敎民稼穡 樹藝五穀 五穀熟而民人育 人之有道也 飽食暖衣 逸居而無敎 則近於禽獸 聖人 有憂之 使契爲司徒 敎以人倫 父子有親 君臣有義 夫婦有別 長幼有序 朋友有信放勳曰 勞之來之 匡之直之 輔之翼之 使自得之 又從而振德之 聖人之憂民 如此 而暇耕乎.
堯 以不得舜 爲己憂 舜 以不得禹皐陶 爲己憂 夫以百畝之不易 爲己憂者 農夫也.
分人以財 謂之惠 敎人以善 謂之忠 爲天下得人者 謂之仁 是故 以天下與人 易 爲天下得人 難.
후직이 백성들에게 농사 짓는 법을 가르쳐 오곡을 심고 가꾸게 하였다오곡이 잘 자람에 인민들이 잘 길러졌다인간에게는 인간의 도리가 있는데배 부르고 따뜻하게 입고 편안하게 살 집만 있고 가르침이 없다면 짐승과 다를 바 없다성인이 이를 걱정하여 설을 사도로 삼아 인륜을 가르치게 하였다인륜이란 어버이와 자식 간에 친함이 있고(부자유친)임금과 신하 사이에 의가 있고(군신유의)남편과 아내 사이에 구별이 있고(부부유별)어른가 어린이 사이에 차례가 있고(장유유서)벗과 친구 사이에 믿음(붕우유신)이 있어야 하느니라방훈(요임금의 다른 이름)이 말씀하기를, ‘위로하고 오게 하며바로잡아주고 펴주며도와주고 거들어주니 스스로 (오륜을얻고 또 따라서 덕을 진작하리라’ 하시니성인이 백성을 걱정함이 이와 같은데어느 겨를에 밭을 갈겠는가
요는 순을 얻지 못함을 자기 근심으로 삼으셨고순은 우와 고요를 얻지 못함을 자기 근심으로 삼으셨으니백무의 밭이 다스려지지 못함을 자기 근심으로 삼는 자는 농부이다.
남에게 재물을 나누어 주는 것을 혜(惠)라 하고남에게 선을 가르쳐 주는 것을 충(忠)이라 하고천하를 위해 인재가 일하게 하는 것(임금 자리를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고 능력있는 자에게 물려주는 것)을 인(仁)이라 이른다이러므로 천하로써 남에게 주기는 쉽고천하를 위하여 인재를 얻기는 어려운 것(세습하기는 쉬우나 능력있는 인재를 얻어 그 기업을 지키게 하는 일이 더 어렵다)이다
  
4-4. 위대하도다요순이시여
孔子曰 大哉 堯之爲君 惟天爲大 惟堯則之 蕩蕩乎民無能名焉 君哉 舜也 巍巍乎有天下而不與焉 堯舜之治天下 豈無所用其心哉 亦不用於耕耳.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위대하도다요의 임금노릇하심이여오직 하늘이 위대하거늘 요임금만이 이를 본받으셨도다. (그 위대함이크고 넓으나 백성들이 이를 알지 못함이라.(너무 위대하여 오히려 못 알아본다는 의미임금답도다순이여!
높고높으나 천하를 소유하고도 관여하지 않았다(우에게 임금자리를 선양하였다)‘ 하셨으니요와 순이 천하를 다스림에 어찌 그 마음을 쓰지 않은 바가 없으리오마는 또한 밭가는데는 쓰지 않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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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강한이탁지(江漢以濯之추양이폭지(秋陽以暴之)
昔者 孔子沒 三年之外 門人 治任將歸 入揖於子貢 相嚮而哭 皆失聲然後歸 子貢 反 築室於場 獨居三年然後歸 他日 子夏子張子游 以有若似聖人 欲以所事孔子 事之 彊曾子 曾子曰 不可 江漢以濯之 秋陽以暴之 皜皜乎不可尙已.
옛날에 공자께서 돌아가시자, 3년이 지난 다음 문인들이 짐을 챙겨 장차 집으로 돌아갈 적에 (여막에들어가서 자공에게 읍하고 서로를 향하여 통곡하여 모두 목이 쉰 연후에 돌아갔다자공은 다시 돌아와서 묘마당에 집을 짓고 홀로 삼년을 더 시묘한 뒤에 돌아갔다후일에 자하자장자유가 유약이 성인과 닮았다 하여 공자를 섬기던 예로 그를 받들고자 하며 증자에게도 이를 강요하였다이때 증자께서 말씀하셨다. ‘불가하오. (공자의 덕은강물에 씻고 가을 햇볕에 쪼여 말린 것 같이 희고도 희어 (거기에더할 것이 없다’ 하셨다
  
4-6. 사물이 똑같지 않은 까닭
曰 夫物之不齊 物之情也 或相倍蓰 或相什伯 或相千萬 子比而同之 是 亂天下也 巨履小履同賈 人豈爲之哉 從許子之道 相率而爲僞者也 惡能治國家.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물이 똑같지 않음은 사물의 실정이다혹 물건의 값이 서로 배나 5배가 되며혹은 서로 10배나 백배가 되고혹은 천배 만배가 되기도 하거늘그대는 어찌 똑같이 비교하려 하는가이는 천하를 어지럽히는 짓이다만일 큰 신과 작은 신이 같은 값이라면 사람들이 어찌 신을 만들려 하겠는가허자의 도를 따른다면 서로 이끌고 거짓을 하려 할 것이니어떻게 나라를 다스릴 수 있겠는가.
  
5-1. 유가와 묵가의 차이
徐子以告夷子 夷子曰 儒者之道 古之人 若保赤子 此言 何謂也 之則以爲愛無差等 施由親始徐子以告孟子 孟子曰 夫夷子 信以爲人之親其兄之子 爲若親其隣之赤子乎 彼有取爾也 赤子匍匐將入井 非赤子之罪也 且天之生物也 使之一本 而夷子 二本故也.
(**유가는 사랑을 베품에 구별이 있다는 별애(別愛)의 입장이었고, 묵가는 일체의 차별이 없는 겸애(兼愛)를 주창했다.) 서자가 이자(묵가의 한 사람)에게 (맹자의 말을전하자이자가 말했다. “‘유자의 도에 옛 사람이 갓난아이를 보호하듯이 한다’ 하였으니이게 무슨 말인가내가 생각한 즉 이는 사랑에는 차등이 없고사랑을 베품은 어버이로부터 말미암는다고 여기노라.” (즉 유가도 원래는 차별없는 사랑을 주장하지 않았느냐는 반박이다) 서자가 이 말을 맹자에게 전하자맹자께서 말씀하셨다무릇 이자는 진실로 생각해보라. 사람이 그 형의 아들과 그 이웃의 아이 가운데 누구를 더 친히 여겨야 한다고 생각하는가그것은 서경의 말을 자기 식으로 취한 것이니갓난아이가 기어서 우물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갓난아이의 잘못은 아니라고 말한 것이다또 하늘이 사물을 냄은 그 근본이 하나이게 하였거늘이자는 근본이 둘이기 때문이다(**자식은 그 부모로부터 나왔기 때문에 남의 부모보다 자기 부모를 먼저 사랑하는 것이 인간 본성에 부합한다는 말로서, 이자가 근본이 둘이라는 것은 유가와 묵자 사이를 편리에 따라 왔다갔다는 하는 것을 힐난한 말. 쉽게 말하면  이자야, 너는 그럼 부모가 둘이냐는 식의 비난을 한 것이다)
  
5-2. 문명의 탄생
蓋上世 嘗有不葬其親者 其親死 則擧而委之於壑 他日過之 狐狸食之 蠅蚋姑嘬之 其顙有자 睨而不視 夫也 非爲人자 中心 達於面目 蓋歸 反虆梩而掩之 掩之誠是也 則孝子仁人之掩其親 亦必有道矣.
徐子而告夷子 夷子憮然爲間曰 命之矣.
상고 시대에 일찍이 그 어버이를 장례하지 않은 자가 있었다그 어버이가 죽자 들어다가 골짜기 구덩이에 버렸다. (그런데어느 날 골짜기를 지나가는데 여우와 이리가 죽은 부모의 시체를 뜯어먹고 파리와 등에가 들러붙어 빨아먹고 있었다그것을 보니 이마에 땀이 흥건히 젖어서 힐끔거릴뿐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였다그 사람이 땀에 젖은 것은 다른 사람들이 보기 때문에 땀에 젖은 것이 아니라마음 속에 있는 그 무엇이 얼굴로 올라와 그런 것이었다그는 집으로 돌아가서 삼태기와 들것에 흙을 담아서 가져와 시신을 덮어서 가렸다시신을 묻어서 (짐승들이 건드리지 못하도록가리는 것이 진실로 옳다면효자와 인인이 그 어버이를 엄폐하는 것(부모의 장례를 잘 치르는 것또한 반드시 그럴만한 도리가 있을 것이다.
서자가 이 말을 이자에게 전하자, 이자는 한동안 멍한 표정으로 있다가 말했다. “(맹자께서) 나를 가르쳐 주셨구나.”